현대인들은 너무나 바쁩니다. 바쁘지 않으면 마치 다른 사람에게 뒤처지는 것 같고 스스로 무능해 보이기까지도 합니다. 바쁜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 가운데서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를 놓치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동안 covid-19는 우리의 삶의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중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이 모든 삶의 형태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교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주일성수나 예배에 대한 생각의 변화 유무를 묻는 물음에 22.9%가 ‘주일에 꼭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런 응답들이 일주일 동안 세상 속에서 뭔가의 성취를 위해서 정신없이 달리는 쪽으로 자신을 내몰며 살고 있습니다. 그것이 업무에 대한 성과이든지, 장사에서의 판매량이든지, 학업의 성적이든지, 뭔가를 더 많이 얻으려고 애를 쓰며 살아갑니다.
그런 사회 속에서는 나 자신의 가치는 내가 무엇을 얼마나 성취했는가로 결정이 되고,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나 자신을 그런 잣대로 판단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렇게 판단합니다.
그런 풍조 속에서 살 때 우리를 사로 잡는 것은 삶의 전반에 대한 근심과 염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끝없이 성취를 위해서 달리고, 그 결과로 나 자신과 남을 평가하고, 동시에 그 안에서 근심과 염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칼빈의 기독교강요에 보면, “하나님의 말씀은 교회가 모임들을 가질 것을 우리에게 명령하며, 우리의 삶의 경험 자체가 그 모임들의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표지가 된다”고 했습니다.
A. P. 깁스(Gipps)는 “예배”라고 하는 책에서 “영적인 색조는 설명하기가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매우 실제적이다. 거기에는 하나님의 임재 의식과 불가시적인 영원한 실제가 있으며, 영혼을 고요케 하며 예배를 위해 영혼을 준비시키는 경건한 두려움의 침묵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코로나를 겪은 후의 오늘날 교회 내에서도 이상하리만치 하나님을 향한 경외심의 부재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주님을 만남으로 주어지는 은혜, 보좌 앞으로 겸손히 나아가므로 얻는 영적인 풍성함을 누리지 못한 채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해 예배해야 할 그리스도인들의 예배에 대한 발걸음이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 오늘 나의 모습은 아닌지요.
구약 선지자 시대에 엄청난 영적인 무감각이 있었듯이, 오늘날 교회 안에도 영적인 무관심과 가벼움이 팽배해 있다는 사실이 이쉬울 뿐입니다. 정녕 그러고도 하나님의 복을 간구한다면 그것은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외식과 위선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이런 영적 무관심의 세대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비하심으로 우리에게 먼저 다가오신 하나님께 우리가 예배 시마다 가까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우리 이제 영광의 주님, 곧 교회의 머리되신 주권자의 임재 안에서 예배자로서 우리 마음을 겸비하도록 합시다.
그리스도께 경외심으로 드리는 예배를 다시 한번 회복함으로써, 그리스도를 향한 우리의 헌신의 증표를 밝게 빛나도록 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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