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한 나라의 경제가 무너질 때에 나타나는 현상이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이션 현상이듯이 교회가 무기력해져 갈 때에 교회 안에 웬만한 성도들이 직분은 있으되 사역은 없고, 직분에 걸맞는 신앙적인 삶이 없어지는 직분의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때입니다.
언젠가부터 한국교회는 교회를 좀 다니기만 하면 아무나 집사가 되는 기준이 없는 교회가 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주일성수와 모든 예배에 잘 참석할 것이고, 십일조 신앙고백을 정직하게 하겠다고 약속을 한 후에 집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해, 두 해가 지나면서 주일을 구별되게 지키지 않고, 공적예배를 빼먹고도 부끄러움이 없으며, 가족단위로 정직한 십일조를 드리는 것은 고사하고 아예 헌금 생활조차 안 하면서도 당연히 집사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적지 않게 있습니다.
옛날에는 서리집사마저도 년말이면 전체 교인이 투표를 해서 해마다 새로 뽑았기에 주일을 빼 먹거나 헌금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교회의 이름으로 탈락을 시켰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 시대는 기본조차 감당하지 않는 직분자들로 인하여 교회다움의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렸을 때의 시골 교회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은 교회 마당 한 쪽에 차지하고 있었던 종탑이었습니다.
옛날에는 시계가 흔하지 않았기에 예배 시간을 알려주기 위해서 예배 시간마다 한참이나 울려 퍼지는 종소리로 예배 시간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 일을 위해서 누군가는 헌신해야 했고, 그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 적지 않은 정성이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그 일을 위해서 저희 부친은 주님 앞에 지난날 잘살 때 저질렀던 잘못된 모든 일들을 회개하고 은혜를 받으면서 집사로서 사명감으로 오랫동안 교회의 종을 쳤습니다. 실제로 저희 부친은 이 일을 영광스러워했습니다.
시골교회당에서 종 치는 일은 남들이 보기에는 시답잖은 일이었지만 저희 부친은 굉장히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예배를 알리기 위해서 예배 때마다 두 번씩 종을 쳤습니다. 먼저 30분 전에 준비를 알리는 의미로 온 동네에 들리도록 한참이나 쳤고, 예배가 시작되는 3분 전에 온 동네에 예배 시작을 또 알렸습니다. 사시사철, 바람이 불어도, 비가 와도 눈이 내리는 날에도 새벽기도회와 수요예배와 주일 오전과 주일 밤까지 정확한 시간에 종을 쳤습니다.
종을 치기 위해서 전등과 시계를 준비하고서 종탑 밑에서 기다렸다가 정확한 시간에 그렇게 종을 쳤습니다. 저희 부친은 쉽지 않았던 그 일을 몸된 교회를 위해서 맡겨진 큰 사명이라고 여겼습니다.
생각해 보면 한 번 두 번 반짝 열심히 잘하는 것은 누구든지 재능만 있으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은 신실함이 없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믿음의 다른 말은 충성 또는 신실함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이런저런 사역에 최선을 다하면서 충성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한 가지 사역을 오래도록 한결같이 하는 것이 진짜 신실함입니다. 우리 시대의 교회가 성숙하려면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에 오래도록 충성하는 그리스도인이 많아질 때입니다.
그러기에 목장이든 교회든 내게 맡겨진 그 일이 사명인 줄 알고 오래도록 감당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 안에서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예인의 목장교회 목원들도 올 한해 진심을 담아 한결같은 모습으로 오래토록 충성하는 복된 목원들이 많아져 주님으로부터 칭찬과 보상의 복을 받게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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