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의 계절인 12월입니다.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닌 사람들에게 한해의 교회생활 중 가장 인상깊은 추억이 무엇이었느냐?”라는 설문조사의 1위는 “새벽송”이었습니다.
하기야 요즘은 그게 무어냐고 되물어오는 젊은이들도 더러더러 있습니다만 적어도 제가 어렸을 때는 교회의 가장 큰 절기인 성탄 준비를 위해서 12월은 시간 가는줄 모를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생생한 기억은 대나무를 쪼개어서 잘 다듬고 손질하여 그것으로 별 모양을 만들어서 창호지를 팽팽하게 발라 붙이고 그 안에 양초를 넣어서 성탄의 새벽을 밝히면서 집집마다 찬송으로 축복했던 것이 새벽송이었습니다.
하필이면 꼭두새벽에 꼭 그래야 했는가 싶지만 우리는 엄숙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고 축복의 메시지를 던져 주었습니다.
목회 초년생으로 시골교회를 섬길 때의 새벽송 시간에 동네 사람들을 위해 각 가정을 방문하며 따뜻한 마음을 전하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한 적이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40-50가정을 새벽에 심방했기에 성탄의 아침은 추위로 인해 온몸이 으스러질 정도로 피곤했지만 그 후 몇일씩은 동네 사람들에게 훈훈한 인사를 받곤 했습니다. 그 중 몇몇 가정에서는 감사하다는 글귀와 더불어 봉투에 빳빳한 지폐 몇장씩을 넣어서 교회에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경주에서의 개척 시작은 이런 따뜻한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 마음은 예인의 가족들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러다보니 12월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예인의 온 가족들이 시간을 내어서 예배당에 와서 성탄준비를 했습니다. 비록 재정적으로 그렇게 넉넉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성탄헌금 전액으로 이웃을 섬기는 일에 힘썼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절이 지난 요즘은 그저 몇 사람의 준비로만 끝나는 것 같습니다. 요란하고 시끌법썩하게 치루는 것이 우리 주님의 원하시는 바는 아니겠지만 아무런 축하도 나눔도 없는 성탄은 분명 좋은 일이 아니지 싶습니다.
몇일 전 새벽에 조용히 기도하는 중에 올해의 성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성탄절에 우리끼리 함께 모여 축제를 여는 것도 좋지만, 정말 구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면 어떨까요? 그것이 정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온 세상에 알리며 성탄절을 의미있게 보내는 일이 아닐까요? 이번 성탄절에 불신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할 준비를 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 주변에 너무 어려워서 전기세나 수도요금을 미납하는 가정들, 점심 밥값조차 내지 못하는 초등학생들, 아직은 우유를 먹여야 하지만 혹시나 우유값이 부담스러운 그런 가정들은 행여 없을까? 찾아보면 우리 가까이에도 얼마든지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떠들썩하게 드러내지는 않아도 생계의 위협을 느끼는 이웃들을 찾아가는 성탄, 그래서 우리 예수님을 빙그레 웃으시게 하는 그런 일을 우리가 해 낼 순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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