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모교회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일이 있다면 관리집사님의 팔에 매달려서 예배당 종탑에 묶여 있던 종 줄을 풀어 함께 종을 치는 일이었습니다.
그 집사님은 시간이 되면 한결같이 나와서 종 줄을 잡고 예배 시간을 알리는 종을 쳤습니다.
런던의 캔터베리 교회(Canterbury Church)에 니콜라이(Nicolai) 집사가 있었습니다. 17세부터 관리집사가 되어 교회 청소와 잡다한 일을 하면서, 매일 5분 동안 종을 쳤습니다.
그는 5분 전에 종탑에 올라가 종 줄을 붙잡고 기도하였습니다.
“하나님, 종소리를 듣고 많은 사람이 평화를 얻고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돌아오게 해 주세요.”
얼마나 정확하든지 런던 시민들은 니콜라이 집사가 치는 종소리에 시간을 맞출 정도였습니다.
그는 두 아들을 두었는데, 아버지를 따라 신앙생활을 잘하였습니다. 큰 아들 존은 철학 교수가 되었고 제임스는 의대 교수가 되었습니다.
아들들은 노년이 된 아버지를 걱정하며 말했습니다.
“아버지, 연세도 있고 하니 종치는 일을 그만두셨으면 합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니콜라이는 “죽을 때까지 종을 칠 것이니 그리 알아라”며 거절을 하였습니다.
76세 때 중병이 들자, 교회는 종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니콜라이는 끝까지 자신이 종을 치겠다며 종치는 사명을 그만 두지 않았습니다.
병이 심해 혼수상태에 있다가도, 종을 치는 시간만 되면 기적처럼 의식이 돌아와 기도하고 5분 동안 종을 쳤습니다. 그리고 다시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러기를 수차례 반복하였는데, 마지막 종을 칠 때는 기력이 없어 가족들이 니콜라이 집사를 부축하고 종탑에 같이 올라갔습니다. 종 줄을 잡고 기도하던 니콜라이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는 충성이 무엇인지 마지막 죽음의 자리에서도 보여주었습니다. 죽음도 막지 못한 충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그 소식을 듣고 감동을 받고 니콜라이의 시신을 황실 묘지에 안장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장례식 날, 런던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았고 유흥업소들도 자진해서 쉬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공휴일이 되었습니다.
니콜라이는 죽기까지 충성함으로 성자의 칭호를 받게 되었고 온 가족이 귀족처럼 대우를 받는 존귀한 가문이 되었습니다.
비록 종을 치는 일이 작은 일처럼 여겨져도 변함없는 충성을 보인 그를 사람들은 잊지 않고 귀하게 여겼습니다.
오늘은 집사 권사 임직식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칭찬을 받는 직분자가 되려면 자신에게 맡겨주신 사명을 성실히 감당하여야 합니다. 이유는 주인되신 그분이 그렇게 본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 모두를 위해 십자가의 길을 성실하게 걸으시고 마침내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제자들에게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룰 좇으라고 했습니다.
이 길을 임직자들이 걸어갈 것입니다. 그러기에 축하가 아니고 격려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 사료됩니다. “십자가 지고 잘 견디라고, 잘 감당하라”고 말입니다.
"너희 중에 있는 하나님의 양무리를 치되 부득이함으로 하지말고 오직 하나님의 뜻을 좇아 자원함으로 하며 더러운 이를 위하여 하지 말고 오직 즐거운 뜻으로 하며 맡기운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오직 양무리의 본이 되라" (벧전 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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